[FOCAL] '명품' 브랜드 포칼의 예상치 못한 반전, Clear MG Professional - 오디오파이 11월호


'명품' 브랜드 포칼의 예상치 못한 반전

Focal Clear MG Professional


세계적 브랜드 포칼(Focal)은 그 이름에 자사 스피커의 정체성을 적었다. ‘포커스가 잘 잡힌’이란 뜻이다. 세계 최고란 수식이 과하지 않은 이 제작사가 가장 중시하는 건 소리의 초점(Focus)이다. 사진이 카메라가 피사체에 초점을 정확히 맞추는 데서 시작하듯 오디오가 내는 소리 역시 ‘온갖’ 왜곡을 걷어내고 음상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는 게 이 회사의 철학이다. 그래서 3억 원에 육박하는 포칼의 최상급 스피커 ‘그랜드 유토피아(Grand Utopia)'는 2미터에 달하는 몸체가 트위터를 중심으로 부채처럼 ‘구부러져’ 있다. 가장 중요한 트위터가 가운데에, 그 위·아래로 중역을 맡는 미드우퍼가 가장 위와 가장 아래에는 저역을 맡는 우퍼들이 마치 트위터를 호위하듯이 ‘구부러져’ 있다. 소리의 모든 대역은 결국 가장 높은 대역이 있는 위치로 모이기 때문이다. (카오디오에서 이 ‘법칙’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거리에 있는 트위터-미드우퍼-서브우퍼의 시간차를 잘 보정하면 가장 높은 대역을 맡는 트위터 위치에서 중역과 저역이 모두 터진다.)

그랜드 유토피아뿐 아니라 그 아래 라인업인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스칼라 유토피아, 심지어 2웨이 북쉘프인 디아블로 유토피아까지 포칼 유토피아 라인업의 모든 스피커는 ‘구부러져’ 있다. 게다가 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트위터는 그 형상이 역돔형, 즉 안으로 움푹 파인 형태다. 1인치 남짓한 작은 트위터 유닛조차 '구부러져' 있는 것이다. 트위터를 역돔형으로 만드는 스피커 브랜드는 포칼이 거의 유일하다.

그 결과물은 실로 대단하다. 포칼 스피커들이 내는 음은 다른 브랜드가 예전 브라운관 TV라면 4K UHD 같다. (물론 스피커의 격에 맞는 소스기와 앰프를 갖췄을 때 얘기다.) 유독 이 브랜드는 음상의 테두리를 예리하고 날렵하게 들려준다. 딱딱 떨어지는 소리이고, 현란한 소리이며, 특히나 음상의 테두리에 결정적인 고역의 정밀한 표현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중역은 정확하고 활기에 넘치며, 저역은 '슬램'하면서도 웬만해선 늘어지거나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한 마디로 초점이 잘 잡힌 소리다.


예상치 못한 반전

허나, 이번에 리뷰한 포칼의 헤드폰 ‘클리어 MG 프로페셔널’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전혀 다른 소리다. 포칼의 거의 모든 기존 스피커들의 방점이 고역에 있었다면 이 헤드폰은 그렇지 않다. 치찰음마저 적극적으로 낼 만큼 몸이 움찔할 정도로 화려한 포칼의 고역이 없다. 장점이라 하는 얘기다. 이 헤드폰의 고역은 부드럽고 나긋하면서 선명하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 자료를 찾아보니 소재에 이유가 있었다. ‘클리어 MG 프로페셔널’ 헤드폰에는 직경 40mm의 마그네슘 진동판이 채용됐다. 내가 알기로 포칼에서 진동판 소재로 마그네슘을 쓰긴 이번이 처음이다. 마그네슘은 ‘전통적으로’ 포칼의 경쟁자 다인오디오(Dynaudio)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다인오디오는 진동을 흡수하는 성능이 뛰어난 마그네슘을 규산과 섞어 MSP라는 특유의 소재로 진동판을 만들어 온지 40년이 넘었다. 트위터에는 실크를 고집하지만 미드레인지부터 서브우퍼까지 모든 스피커의 진동판에 마그네슘을 기본으로 한 소재를 썼고, 그 결과 다인오디오 스피커들의 음색은 진하고 단정하나 반대로 화려한 측면은 덜하다.

포칼을 상징하는 소재는 유리섬유(Glass fiber)와 베릴륨이다. 특히 트위터에 쓰는 베릴륨은 - 포칼 만큼이나 비싼 스피커를 만드는 미국 매지코(Magico)도 베릴륨을 쓰는데 - 포칼 특유의 화려한 고역을 만드는 제1 비결이다. 그런 포칼이 ‘난데없이’ 마그네슘을 들고 나왔다. 이 점이 소리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래 청음기에서 설명하겠다. ‘클리어 MG 프로페셔널’의 만듦새는 매우 훌륭하다. 포칼은 홈오디오 스피커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치밀한 만듦새로 유명하다. 이 헤드폰 역시 고급스러운 소재와 멋스러운 디자인, 하이엔드급 제품임을 드러내는 곳곳의 디테일까지 훌륭하다. 구체적인 스펙은 여기에 서술해봐야 큰 의미가 없으니 일일이 적지는 않겠다. 중요한 건 ‘그래서 어떤 소리가 나느냐’이기 때문이다. 바로 청음기를 적어본다. 청음은 주로 노트북을 소스기로 하여(USB 디지털 출력) 소니의 플래그쉽 헤드폰 앰프 TA-ZH1ES로 들었다. 소스기가 일반 노트북이라 디지털 노이즈가 다소 염려됐지만 소니 TA-ZH1ES의 입력단이 워낙 타 경쟁기종에 비해 노이즈 차단을 잘해 그대로 진행했다. [중략]


총평 - 새로운 매력, ‘포칼’의 미래 나는 오디오의 특성을 표현하는 단어로 ‘모니터적’이란 말을 잘 안 쓴다. 우선 음반을 제작해본 경험이 없어서 스튜디오에서 쓰는 ‘나와야 할 소리가 모두 있는 그대로 나온다’는 말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칼이 이 헤드폰의 개발 목적을 ‘전문가용’이라고 적고 있다 해서 그걸 ‘모니터적’이란 단어로 뭉뚱그리진 않기로 했다. 대신 '매력적'이란 단어를 쓰고 싶다. 이건 나의 취향이기도 한데, 고역이 화려하고 강조되는 포칼의 오리지널보다 ‘클리어 MG 프로페셔널’의 좀 더 중립적인, 그러면서도 고역이 담당하는 음상의 선명함은 유지하는 음색이 더 매력적이다. 물론, 진동판의 직경과 하우징 내부의 공간(구조) 때문에 평소 쓰는 젠하이저 HD-800s보다 공간감에선 약간 모자란 느낌이 드나, 적어도 음색과 해상도에선 젠하이저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이 변화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제품을 손에 든 누구라도 포칼이 펼칠 새로운 미래가 대번에 궁금해질 것이다. [일부 발췌]